Fright Night

160216. 자기애 부족. 본문

일상의 순간들

160216. 자기애 부족.

앤_ 2016. 2. 16. 22:03



아침에 일어나니 밖에 눈이 휘날리고 있었다. 새벽에 제법 눈이 내린 모양이다. 나는 신이 났지만 H는 출근하기 싫어서 울상이 되었다.

날씨도 너무 춥고 대자연까지 와서 아침에 게으르게 잠을 잤다. 악몽을 꾸고 가위에 눌렸는데 꿈에서 눌린건지 깼다가 다시 잠들다가 하면서 눌린건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가위에 눌리면 온 몸이 무거운 것에 짓눌리는 것 같고 팔다리를 꼼짝도 하지 못하고 숨을 못 쉬어 이러다 죽겠구나 싶게 고통스럽다. H가 함께 있을때면 내가 낑낑거리는 소리를 듣고 흔들어 깨워주는데 가끔은 깨어나서도 몽롱하고 숨이 가쁘다. 수면장애가 있는게 아닐까 추측만 하고 있다.

오늘은 한시간 반 남짓 자면서 수차례 깼었는데 마지막에 제대로 깨어났을 땐 식은땀이 흘렀다. 샤워를 하고 로션만 바르고 옷을 챙겨입고 나왔는데 눈발이 계속 날리고 있었고 찬바람이 심하게 불어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았지만 머리가 개운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좋은 기억은 금방 희미해지고 잊혀지는데, 힘들고 괴로웠고 후회되고 미안한 일들은 각인이 되어 점점 더 내 안에서 자라나고 커지는 것 같다. 나라는 존재 속에는 그렇게 자라난 괴로움들이 가득 차있고 아무리 한낱 지난일로 치부하려고 해도 나를 조정하고 내게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나는 점점 더 못나지고 미운 말만 내뱉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냥 그런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 돌이킬 수 없게, 어느 하나 나를 사랑할 구석이 없어진 것 같다.

자기애가 없어질 때면 우울하다. 원인이 뭘까? 며칠간은 이 문제에 골몰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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