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ght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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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순간들

비 구경.

앤_ 2016. 7. 5. 00:01



오늘은 하루종일 비 내리는 것, 그리고 집 앞의 하천이 불어나 산책로가 점점 잠기는 것을 구경했다. 비는 쏟아붓듯 내리다가 잠시 멈췄다가 다시 쏟아져 내리길 반복했다. 일찌감치 외출은 접고 세탁기를 돌리고 작은 방 청소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옛날엔 마음먹고 집을 싹 청소하는 걸 좋아했는데 아직 체력이 없고 하루종일 피곤한데다 심리적으로도 무기력한 상태인지 며칠에 걸쳐 청소할 구역을 정해 조금씩 하고 있다. 그리고 빗소리가 들리면 창가로 가 시야가 하얗게 흐려지는 걸 구경하고 낮잠자는 고양이들에게 "비온다, 저것 봐"하고 혼잣말을 하고 다시 하던 일을 했다.

저녁은 콩나물국을 끓이고 오이를 하나 썰여 오이무침을 했다. H가 좋아하는 진미채볶음도 했다. 짜게 하니 뭐든 실패는 하지 않는데 다시 싱겁게 먹으려고 해도 그게 잘 안된다. 냉동실에 언제적부터 있었는지 모를 옥수수알을 넣고 밥을 하고 퇴근한 H에게 계란말이를 맡겼다. 이렇게 밥을 차려 함께 저녁을 먹는 것도 아주 오랜만이다.

덜 쓰고 조금만 벌 생각으로 10-18시 근무나 9-17시 근무 같은 알바를 알아볼까 싶다. 오늘 계산해보니 초라한 월급에 비해 스트레스가 심해 돈을 벌면서도 여기저기 다 써버리고 저축은 하나도 못했다. 몸만 축내고 살도 쪄서 여러모로 손해인 시간이었구나 싶기도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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