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ght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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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순간들

절래절래

앤_ 2017. 6. 25. 22:08

아침엔 별로 밥 생각이 없기 때문에 수박을 먹고 조금 뒤에 배가 고파서 쿠키를 먹었다. 임신 전에 좋아해서 사둔 과자인데 임신 후에는 생각이 안나서 부엌 찬장에 처박혀 있었다. 맛은 역시나 내가 알던 맛이 안느껴져서 아쉬웠다.

점심은 낙지볶음을 먹었다. 두번 가본적 있는데 매운 음식을 싫어하는 나는 무한 제공되는 두부를 먹으러 가는 곳이었다. 그런데 입덧 시작 후에 두부가 하나도 땡기질 않아서 얼마전에 순두부찌개, 그것도 매운 국물 맛으로 먹은게 전부였다. 오랜만에 갔더니 정말 맵고 달아서 양념이 찐득찐득 한듯한 낙지볶음이 맛있었고 두부는 한 술 떠먹고 밀어놨다. 그래도 간만에 음식을 '맛있게'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밥 먹고 근처에 재래시장이 있어서 과일도 살겸 들렀다. 마트를 가려고 했는데 오늘은 휴무일이라 어쩔 수 없었다. 현금이 없어 수수료 내고 돈을 좀 찾았다. 알이 굵은 자두를 만원치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알이 작은 거랑 마구 섞여있다. 한두개가 아니라 거의 절반 넘게.. 거기서 살때는 알이 작은 건 오천원, 큰 건 만원이었다. 소쿠리 맨 위만 큰 거를 담아뒀었나 보다. 순간 짜증이 확 ㅠㅠ 먹어보니 알이 큰게 더 달고 맛있다. 그래서 일부러 비싼거 산건데.

시장 반찬가게에서 먹고 싶었던 비주얼의 김치가 있어서 샀고, 떡, 뻥튀기, 도너츠도 샀다. 속에 하얀 앙금이 들어있는 도너츠인데 판매하는 분이 '아메리카노랑 같이 먹으면 맛있어요~'하면서 담아주셔서 혼자 속으로 엄청 웃었다. 왜냐면 내 훼이보릿 중 하나가 그 앙금도너츠랑 커피였기 때문이다. 입덧 때문에 커피 생각 안나는 것 하나는 참 다행이랄지.

뻥튀기는 먹어도 배가 안부른 간식인 만큼 속이 더부룩해지지 않아서 좋았다. 떡은 왜 샀는지 남편이랑 먹다가 속이 안좋아져 남겼다. 저녁은 엄마가 준 시래기국이랑 반찬가게에서 산 김치 등으로 간단히 먹고 후식으로 자두를.. 욕을 하며 맛있는 자두를 먹었다.

내일 남편은 다섯시에 일어나 씻고 나갈거 같은데 일어나서 배웅해줄 수 있을지. 지난주는 자느라 비몽사몽 누워서 인사만 했다. 떨어져 지내는 것도 싫고 양쪽으로 월세 내기도 힘들어서, 여기 아파트 계약이 끝나기 전에 먼저 집을 알아보고 이사를 할까 생각중이다. 그도 그럴게 집 내놓은지 3주가 지났는데 아직 한명도 보러 안왔다. 2주까지도 누가 보러 올까봐 열심히 치웠는데 이번주는 그냥 엉망으로 해놓고 지냈다. 보증금이 문제지 뭐..

다음 주말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습한거 너무 싫다고 투정부릴 만큼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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