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ght Night
151210. 통증. 본문
어제밤에도 턱부터 귀밑까지 통증이 이어져 처방받은 약을 두포나 먹고 잤다. 처음 3일치만 처방해준 걸 졸라서 5일치 처방받길 정말 잘했다. 약효 덕분에 밤에는 통증없이 잠을 잘잤다. 아픈 오른쪽 뺨으로 눕지 않으려고 조금 뒤척이긴 했지만 어째뜬 아파서 깨지는 않았다. 약 먹으려고 아침을 먹어야 했는데 솔직히 배는 너무 고팠지만 먹을 수 있는게 제한적이라 고민하다가 그냥 스크램블에그에 밥을 후루룩 볶아서 양념간장이랑 참기름 넣고 아프지 않는 왼쪽으로 몇번 씹다가 삼켰다. 점심때가 되니 귀신같이 약효가 떨어져서 아프길래 급한대로 약부터 먹고 야채라면을 끓여 먹었다. 제대로 씹을 수 없을 때 주로 쓰는 방법인데 면발을 다 부수어 넣고 끓여서 그냥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죽도 하루이틀이고 지겨울 때.
어제밤엔 너무 아파서 세수도 안하고 그냥 잤다. 화장한 채로 그냥 잤다. 세수하다가 턱 건드리면 너무 아플 거 같았다. 아무리 피곤해도 클렌징은 꼭 하는데 통증앞에 장사없다.
아침엔 그냥 누워서 책만 읽고 쉬고 싶었는데 안방 화장실의 고장난 변기를 오늘 수리하러 오기로 되어 있었다. 어제 세수도 안하고 잘 정도였으니 집은 엉망진창. 집주인이 고장났을 때 직접 와서 보고 갔기 때문에 오늘도 수리하는 분과 같이 오실까봐 청소를 안할수가 없었다. 집주인은 할아버지신데 우리 사는 집 바로 옆 아파트단지에 살고 계신다. 걸어서 10분도 안걸리는 거리에 오며가며 마주쳐도 이상할게 없는. 아무튼 거실이랑 방이랑 치우고 청소기 돌리고 했더니 매우 피곤했고 그제서야 밖을 보니 비가 추적추적 오는 걸 알았다.
변기는 물탱크쪽이 문제였는데 통째로 갈아주었다. 수리하는 분만 오셨고 아래쪽 나사 풀고 들어낸 뒤 새것을 끼우고 나사 조이고 잘 되는지 확인까지 하는데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보기에 얼마나 쉬워 보이던지 다음엔 내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살짝 변기 교체 비용이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국산은 위아래 다 바꾸면 2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어딜가나 원룸은 중국산 변기만 설치되어 있던 이유가 있었군. 나도 이런 기술이나 배워뒀으면 대학 나온 것보다 사는데 훨씬 큰 도움이 되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