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ght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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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순간들

160206. 시골에서.

앤_ 2016. 2. 6. 22:31

시댁에 왔다. 제사도 명절도 시할아버지댁에서 다 보내기 때문에 지금 여긴 아주 시골에 있는 곳이다. 모든게 낡고 때타고 좀 지저분하다. 할아버지 혼자 사시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 시골집 이라는 이유로 특별히 불편한건 없다. 뜨거운 물도 나오고 필요한 세면도구는 다 챙겼고 옷도 여벌로 여러벌 챙겼다. 어른들 인사용 깔끔한 옷, 전 부치고 일할때 입을 옷, 잠잘때 입을 옷을 위아래 세트로 챙기니 한짐이었다ㅜ. 고작 며칠 머무는 거니 까다롭게 굴 필요는 없다. 다만 잠자리가 바뀌면 잘 못자기 때문에 열시부터 자려고 누웠어도 잠이 들지 않는다. 베개에 한장 깔고 잘 손수건이나 수건을 챙긴다는 걸 깜박했기 때문이다. 이 베개의 위생상태가 걱정이 된다ㅠㅠ 옷이라도 하나 꺼내서 깔고 자야겠다.

시댁 식구들과 함께 있는 건 아직도 불편하다. 무슨 내용을 대화할지도 모르겠고 누구누구 이야기를 하는데 누군지도 모르겠고 심지어 고향도 같은 경남인데 사투리가 미묘하게 달라서 못 알아들겠다. 그냥 불편하게 함께 있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

집 보증금이 해결되고 H와 자축하는 의미로 돈을 좀 탕진하려고 일본여행을 가려고 했다. 어제 비행기 티켓도 구매했다. 그런데 그 날이 사촌언니 결혼식 이라고 한다. 3월부터 숲해설가 교육이 시작되면 주말은 꼼짝없이 묶여버리는데 남아있는 2월의 주말은 이미 빠질 수 없는 스케쥴들이 다 있다. H는 휴가를 쓰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서 정말 힘들게 짠 일정이었는데 매우 안타깝다. 취소 수수료는 또 얼마나 나올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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