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ght Night

밀린 사진, 요즘. 본문

일상의 순간들

밀린 사진, 요즘.

앤_ 2016. 11. 17. 10:07


아빠가 아프신 뒤로 가족들이 나보고도 건강검진 좀 받으라고 걱정을 했다. 몇년만에 건강검진 하느라 보건소도 갔고 그 뒤에는 감기에 걸려서 병원에 갔고, 그 뒤에는 건강보험에서 자궁경부암 세포검사 하라고 안내문이 와서 여성병원도 다녀왔다. 간김에 초음파도 받고 독감예방접종, 풍진항체 접종도 했다. 나 확실히 병원을 무서워 하는게 맞다ㅜㅜ 양팔에 접종 주사 하나씩 맞았는데 땀도 엄청 흘리고 밖으로 나오니 당 떨어진 것마냥 손이 덜덜 떨려서, 아 오늘은 무조건 맛있는 걸 먹어줘야 되겠다며 마침 바로 옆에 있던 카페로 들어갔다. 이런 시골도시에도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 떨리는 손으로 메뉴판을 들고는 신중하게 골랐다. 원래는 햄이 들어가는데 빼달라고 했고, 당보충을 위해 바나나쥬스를 시켰건만 왜 바나나맛 우유가 나온 것인가. 돈 아깝다는 생각을 하며 그래도 먹긴 잘 먹었다. 먹는데만 열중해서 우걱우걱 먹었던 것 같다. 먹고 나오니 배도 부르고 햇볕이 따뜻해서 집까지 걸었다. 

​맥도날드에서 해피밀세트를 시키면 이렇게 귀여운 걸 준다. 인터넷에서 보고 이거 받으려고 처음으로 해피밀 세트 시켜 봤고요, 모자가 뚜껑이라서 열면 안에 조그만 걸 넣을 수 있는 작은 통이다. 뭘 넣을까 고민만 하며 우리집에 가만히 놓여 있다. 참으로 귀엽다. 



꽃은 벌써 시들어서 지금은 없다. 갈때마다 많이 고르니까 아예 꽃 사러 안가는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며칠간은 집안을 오며가며 기분을 좋게 해주었다. 꽃송이가 커서 이 계절에 작약이 나올리는 없는데 싶어 이름을 물었더니 장미종류인데 작약장미라고 한다. 한단에 만오천에 정도였나, 꽃잎은 도톰했고 향기도 짙었다. 원래 꽃의 색 그대로를 올리고 싶은데 사진으로 찍은건 색이 너무 밝게 나오고 보정 이것저것 눌러봤지만 여기에 올린 사진 어느것도 눈으로 보는 색과 똑같진 않네. 



이번주는 대자연이 시작되어 배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집에서 옛날에 보던 미드 틀어놓고 뜨개질 하다가 뭐 먹다가 누웠다가 뜨개질 하다가 그러고 있다. 고개를 숙인채 계속 뜨개질만 하니 목과 어깨가 상당히 아파서 중간에 강제로 휴식시간을 갖는다. 이번 주말에는 또 본가에 내려갔다가 서울도 들를 예정이라 내일까지는 꼭 완성하고 싶은데 손가락과 목이 괜찮을지 모르겠다. 게다가 계속 뜨다보니 실에서 특유의 냄새가 나서 머리가 아프다ㅜㅜ 옷가게에서 니트 같은거 새로 사면 옷에서 나는 냄새인데 하루종일 실을 붙잡고 있으니 처음엔 잘 몰랐던 냄새가 점점 짙어지는 거 같다. 빨리 만들어서 세탁을 한번 해야 한다. 지금 삼분의 이 정도는 완성을 했다. 빨리 마무리하고 내 목도리도 뜨고 싶고, 뜨고 싶은 모양도 두개나 되는데다가 작은 담요도 하나 만들고 싶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