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ght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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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순간들

게으름.

앤_ 2017. 6. 1. 16:31

점심은 감자샐러드 만들어서 식빵 구워 샌드위치 만들어 먹었다. 하나만 만들어 먹었어야 되는데 평소에 두개 정도는 너끈히 먹던 것 생각하고 두개 만들어 먹었더니 소화가 안되서 고통스럽다. 얼음 넣고 매실청 시원하게 마시면서 반성중이다. 

지난주에 나를 괴롭히던 전반적 컨디션 난조는 많이 수그러들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속이 울렁거리고 배도 수시로 아파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이 증상들은 거의 없다. 대신 소화불량은 여전하다. 먹고 싶은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평소대로라면 그냥 대충 빵 한조각이랑 커피 한잔으로 때웠을텐데, 아무래도 지금은 몸에 대한 책임감과 영양을 잘 챙겨먹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어찌되었든 '밥'을 먹으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입맛이 없으니 반찬은 하기 싫고, 주변에 반찬가게도 없고, 남편이 퇴근하면 밥을 차려주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골고루 챙겨먹는 밥상까지는 그도 무리.. 며칠을 김치볶음밥, 계란볶음밥만 먹다가 질려버렸다. 빵을 먹으나 밥을 먹으나 탄수화물에 치우친 식생활.. 어제부턴 반쯤 포기하고 영양제나 잘 챙겨먹기로 했다. 병원에서 샘플로 준 영양제가 있어서 다 먹으면 사먹어야겠다. 

엊그제 검진 갔더니 물혹은 다행스럽게 커지지 않고 그대로였다. 그리고 7센티짜리 물혹이 있는 걸로 알았는데, 다시 물어보니 물혹 두개가 붙어 있는데 크기가 합쳐서 7센티라고 한다. 이쪽이 좀 더 괜찮은거 아닐까? 지난번에 당황해서 제대로 물어보지도 못하고 나왔는데 이번에는 이것저것 물어보았고, 자세히 알고 나니 아무래도 걱정이 덜하다. 

어제는 '5mm'의 비가 내릴거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당연히 안올거라 생각하고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오후가 되니 먹구름이 잔뜩 끼고 요란한 천둥번개까지 한참을 치더니 비가 마구 쏟아졌다. 시원하게 내리는 비가 너무 반가웠는데, 채 10분이 안되어 뚝 그쳤다. 덥고 습한 날씨에 걸을 때마다 마룻바닥에 발바닥이 기분나쁘게 들러붙었다. 창을 다 열고 환기시키고 청소기 돌리고 걸레질까지 하고 나니, 몸이 끈적끈적 해져서 마음 먹은 김에 화장실 청소까지 하고 샤워하고 나왔다. 기분은 시원했지만 물을 먹은 공기는 여전히 무거웠다. 마지못해 에어컨을 켜고 쉬면서 인도네시아의 날씨가 이럴까 하고 딴생각을 좀 했다. 

내일은 남편이 서울에 어학공부하러 간다. 수업이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데, 기차나 차를 타고 이틀을 왕복하니 너무 피곤할 거 같아 이번에도 호텔을 잡아주었다. 이제 3주째인데 왕복 차비와 숙박비로 허리가 휜다 ㅠㅠ 이럴거면 차라리 학원 근처에 원룸이라도 하나 잡는게 낫겠다 싶다가, 뭘 또 방 구하고 계약서 쓰고 복비내고 어쩌고 생각하다가 다 귀찮아서 접었다. 올해 여름휴가는 없는 걸로..

그나저나 내일부턴 나도 인터넷강의로 인도네시아어 공부해야 한다. 생각만 해도 귀찮아 죽어버릴거 같아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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