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ght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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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순간들

160119. 눈이 내렸다.

앤_ 2016. 1. 19. 10:51


오늘은 운전학원 둘째날, 새벽 5시가 조금 지나 일어났는데 밖에는 눈이 내려 쌓여 있었다. 어제부터 날씨가 너무 춥고 눈발이 날려서 학원 수업일정이 취소되길 간절히 빌었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아파트 입구부터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이 소복했는데 H는 안절부절 하며 나를 학원까지 태워주고 혹시라도 수업이 취소되면 바로 집으로 가자며 학원 앞에서 5분정도 차를 세워두고 기다려 주었다. 다들 눈길 운전 + 새벽이라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이는 운전을 걱정해 주었지만 정작 왕초보인 나는 눈이 내려 길이 미끄럽고 어쩌고 하는 감각도 느끼지 못할 수준이라 아무렇지 않게 수업을 마쳤다. 동승한 선생님이 하도 빨리 달리지 말라고 해서 어제는 40-50키로 정도로 운전했는데 오늘은 눈까지 내렸다고 옆에서 어찌나 브레이크를 밟으시는지 30키로 내외로 운전을 했다. 안전운전은 중요하지만 시내에서 남들 달리는 속도만큼은 달려야 연수하는 보람이 있는데 걱정이다. 지금이야 느리게 운전해도 노란 도로주행 차량을 보고 다들 피해가고 이해해 주지만 일반 차량으로 그렇게 운전하면 정말 민폐라는 걸 알기에. 남은 이틀 수업은 젊은 선생님과 연수를 한다고 해서 조금 기대중이다. 지금 선생님은 너무 늙으셔서 귀가 어두어 내가 하는 말을 잘 못 들으시고, 혼자 운전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다기보다, 앞으로 갈 수 있을 정도로만 운전할 수 있게 해주신다. 아직도 유턴이나 차로변경, 끼어들기, 우회전은 잘 못하는데 혼자 감을 익혀야 하는걸 옆에서 자꾸 본인이 핸들을 잡으신다.


집으로 돌아왔더니 H는 출근하고 없었고 전기장판 위에 멍하니 누워 있다가 오트밀을 끓여 꿀을 넣어 먹었다. 먹고 나니 허기가 더 느껴져서 냉동실에 얼려둔 빵을 한조각 꺼내서 해동시켜 크림치즈와 먹고 잠이 미친듯이 쏟아져 커피까지 한 잔 마셨다. 그냥 한 숨 자고 싶었는데 지난주에 주문한 샤오미 보조배터리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케이블이 다 찌그러져 와서 반송 회수신청을 해둬서 택배 아저씨를 기다려야 했다. 참으로 번거로웠다. 시간이 11시가 다 되니 그냥 자는게 아까워서 외출을 다녀올까 생각했지만 창 밖 풍경을 찍느라고 창문을 열었다가 바람과 추위에 고이 생각을 접었다. 


지난 주말에 시댁에 다녀왔는데 역시나 좀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은 탓인지 편도가 부었다. 시댁에서 하룻밤 잘때부터 목이 아팠는데 그냥 건조해서 그런가 하고 자다가 일어나 먹다남은 커피를 한모금 마시고 잤다. 다음날 집에 돌아왔는데도 목이 따끔거려서 빨래도 해서 방에다 널고 물도 마시고 잘때는 목에 수건을 두르고 잤는데 조금 붓긴 부었다. 스트레스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거 보면 정말 신기하다. 별로 정신적으로 힘든 건 없는데, 몸보다 정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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