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ght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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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순간들/아빠

160927 화요일. 병원 휴게실에서 메모.

앤_ 2016. 9. 27. 11:04

아빠가 오늘 1차 색전술을 하셨다. 나는 어제 오빠네서 자고 오늘 아침에 병원에 왔는데 9시가 되기 전 도착하니 벌써 색전술 들어갈 준비를 마치고 계셨고 금방 이동하여 9시에 혈관조영실로 이동하셨다. 수술도 아니고 '시술'이라고 부르지만 환자복에서 수술복으로 갈아 입으시고 링겔을 달고 가만히 누으셔서 침대째 이동하여 문 너머로 실려 들어가는 아빠를 보는 것은 무섭고 슬펐다. 한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여 아빠 병실에 다시 올라와서 엄마와 기다렸다. 침대가 빠져나간 공간을 멍하니 보고 있으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도 소곤거리며 기다리고 있으니 딱 한시간 걸려 아빠가 들어오셨다. 침대가 제자리를 잡고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체온을 재고 주의사항 등을 알려주고 나가셨다. 아빠가 덥다고 하셔서 간호사실에 문의 후 아래층 편의점에 가서 작은 손부채를 사서 올라왔다. 가족들한테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하시는 전형적인 아버지라서, 엄마께 곁에 있으라 하고 나는 병실 바로 옆 휴게실에 나와 앉았다. 큰 창으로 녹색으로 가득한 숲이 보이고 깜박깜박 새가 지나다니는 휴게실이다. 소파도 안락하고 와이파이도 되고 충전기도 된다. 아빠 병실과는 5미터? 정도 떨어져 있어 위급하면 바로 달려갈 수 있고 걱정도 덜하고, 요 며칠새 이렇게 편안하게 있는게 처음인 것 같다.. 아직 약효가 안 나타나서 아빠가 괜찮으신거 같은데 오늘과 내일은 좀 힘들어하실 것 같다. 입원하기 전엔 병원에 계실 부모님이 걱정이었는데, 입원을 하고 나니 시간마다 간호사선생님이 찾아주시고 응급상황이 생겨도 병원내라 덜 무서울 것 같고 여러가지로 안심이 된다. 이래서 다들 입원을 길게 하고 싶어 하는구나 싶다. 우린 내일 퇴원이긴 한데 첫 색전술인 만큼 이삼일 더 계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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