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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순간들

자동급식기 펫와치 후기

앤_ 2018. 1. 7. 19:22

    


자동급식기 펫와치 후기.

까망둥이가 토하는 주기가 다시 찾아오면서 밥주는 양을 많이 줄였더니, 까망둥이와 누렁이 둘다 식탐이 엄청 늘어버렸다. 새벽마다 밥을 달라고 귓가에서 삐용삐용 우는데 한시간 울면 겨우 밥 숟가락으로 한 숟가락 남짓 주곤 했다. 그러면 삼사십분 뒤에 또 밥달라고 삐용삐용.. 문장으로 읽으면 꽤 귀엽게 읽힐지 모르겠지만 누워 자는 내 귀에 입을 바짝 붙이고 우아아아아앙 하고 울음소리를 꽂아넣는데, 정말 할 짓이 아니었다. 

며칠전에는 까망둥이가 누렁이 밥그릇에 있는 것까지 다 뺏아먹고는(누렁이는 순순히 양보한 뒤 빈 밥그릇 앞에서 처연히 울어댄다, 다시 달라고 ㅜㅜ) 새벽에 실컷 토하고 또 밥달라고 울기에, 이건 아니다 싶어 급식기를 구매했다.

시중에 판매하는 급식기 종류나 가격 등은 검색하면 잘 나오니까, 나는 내가 구매한 펫와치 자동급식기(10만원선이라 보급형이라 불리는;;)를 이틀간 써본 후기에 대해 적어보겠다.

일단 이 제품을 고른 이유는 냥이들이 잘 쓸지 안쓸지도 모르겠고 몇달 뒤 출국하게 되면 싸들고 갈 수 있을지도 몰라서 비싼 모델을 구매하기 망설여졌고, 기능이 심플할수록 잔고장이 없더라는 개인적인 취향과, 캠 기능이나 보이스녹음 같은게 불필요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처음 개봉했을 땐 제품이 크게 느껴졌는데 세로로 긴 형태라 설치하고 보니 크게 자리를 차지하진 않았다. 버튼은 딸깍딸깍 소리를 내며 잘 눌러지고 사용설명서를 보고 몇번 설정해보니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겉으로 보는 크기에 비해 내부 사료통은 좀 작은 편이다. 안쪽에 불필요하게 버려지는 공간이 많은 것 같다. 사료통과 밥그릇은 세척이 간편하다. 구조상 사료가 아래로 내려오는 형태의 급식기이다보니, 밥그릇 높이가 많이 낮다. 아래쪽에 두꺼운 책을 일단 받쳐 놓았는데 기존에 비하면 많이 낮아서 더 높여주어야 할지 고민중이다(저 상태로도 잘 먹긴 하더라;;). 디자인은 거슬리는 부분이 별로 없는데 무시무시한 검은 코드선이 처음엔 아쉬웠지만 종종 선을 물어뜯는 아이들 때문에 저리 했다고 하니 차라리 안심이 되긴 하다.

다음은 기능편, 아래는 내가 검색했을 때 잘 나오지 않아 궁금했던 부분들이다.

밥 나오는 시간은 1일 5회까지 설정 가능하다. 00시부터 24시까지 분단위까지 설정할 수 있다. 가끔 밤 10시(22시) 이후로는 설정이 안된다는 글이 보였는데, 시간 설정시 두번째 자리를 먼저 설정하고 앞자리를 2로 설정하면 가능하다(설명서를 참고하세요ㅜㅜ). 

사료가 나오는 양은 1부터 8단계까지 매 설정시마다 다르게 수정할 수 있다. (각 단계별로 5g씩 늘어난다고 했나, 그러니 최대 40g까지 설정가능하다) 이 부분이 나는 중요했는데, 냥이들이 비교적 길게 자는 밤에는 사료를 많이 나오게 해서 푹 자게 만들고, 낮에는 자주 깨서 밥을 달라고 하니까 양을 적게 맞춰놓으니 유용했다. 급식량은 그람으로 나오는데 한번도 무게를 재서 밥을 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 감이 안잡혔는데, 아무튼 평균체중 7키로대의 뚱냥 두마리가 한번 먹을 때 나눠먹을 양은 충분히 나온다. 2단계, 3단계 정도로 맞춰놓았다.

고양이들은 앞발로 사료 나오는 구멍을 파서 안쪽에 나오다 걸린 사료를 빼먹는 경우가 많은가 보다(우리집도 만 24시간이 지나지 전에 앞발로 구멍을 파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공식 스토어에서 주문을 할 때 안쪽에 시트지를 붙여달라는 부탁이 가능하다. 어떤 조작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렇게 하면 중간에 걸린 사료가 떨어지지 않나 보다. 그런데 나는 요청을 하지 않았다. 일단 후기를 뒤져봤으나 시트지를 부착하는게 어떤 식으로 붙이는 건지는 확인이 안되었고, 일단 부착하면 탈착이 안된다고 하여.. 그리고 인터넷에서 구멍에 발 넣어 사료 꺼내 먹는 동영상을 봤는데, 세상에 너무 귀여워서!!!!! ㅜㅜ 남편도 너무 인정머리 없이 깐깐하게 굴지 말자며 그 정도 꺼내먹는 건 봐줘야 한다고.. 

아무튼 내가 살펴보니 구멍을 자꾸 헤집는다고 해서 안에 있는 사료가 계속 떨어져 나오는 건 아닌 것 같고, 나오다 걸린 알갱이 두세개 정도가 나오다 마는 것 같다. 하지만 집요한 고양이들의 성격상 자꾸 발을 넣는 버릇이 생기면 곤란할 거 같긴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사의 불필요했던 염려 부분..

우리집 냐옹이들은 10살이 넘도록 이런 최신기계로 밥을 먹어본 적이 없고, 겁쟁이에 예민냥이라서 잘 적응할지 걱정이 많았다. 사료 나오는 소리는 "지잉지잉 투드드드둑" 하고 꽤 컸다. 처음엔 깜짝 놀라더니 다행이 곧 사료인 걸 인식하고 경계없이 밥을 먹었다. 그렇다, 식욕앞에 장사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릇을 2개에 각각 나눠주다가 기계는 1대만 샀기 때문에 식탐이 많은 까망둥이가 나오는대로 밥을 다 먹고 토하거나, 누렁이는 잔반처리만 하다가 배고프다고 울거나, 근본적으로 내가 기계를 구입하게 한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을까봐 걱정했다. 그런데 식욕앞에 장사없다고(...) 누렁이도 배가 고프니 먼저 와서 밥을 먹더라. 둘이 공평하게 나눠먹는 것은 아닌데, 한쪽이 덜 먹어서 배가 고프면 다음 차례에 먼저 가서 먹기 때문에 어느정도 유지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틀째가 되니 위의 사진처럼 둘이 머리를 박고 서로 먹어댄다. 이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타협인 거 같다. 

(나중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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