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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ght Night
가끔 사진을 찍어 올리는 집 앞 하천을 건너면 스타벅스가 하나 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이런 깡촌 같은 곳에 있는게 참 신기한데, 평일 낮에도 손님이 제법 많다는게 더 신기하다. 여기는 버스정류장과도 거리고 좀 있고 주차장은 너무 협소해서 기껏해야 주차도 3대 이상 어려운 곳인데 말이다. 예전엔 비싼 커피의 대명사였던 스타벅스였는데 요즘은 제휴할인 따위가 많아져서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점들과 가격도 비슷하고, 원하면 두유로 라떼나 다른 음료를 제조해주기 때문에 참 좋다. 오늘은 올레 vip 멤버십을 이용해서 커피를 마신다. 추가로 천원만 지불했다. 작년에 아이폰6s로 폰을 변경하면서 기기값이 요금에 포함되니 어느새 올해는 vip 등급이 되어 있었다, H도 함께. 아마도 내가 커피 마시는데 다 써버리지 ..
디올의 프레스티지 화이트 컬렉션 중에 인생템이 있어서 추천글. 사틴 브라이트닝 uv 컴팩트 블레미쉬 밤 spf30 당시에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찾고 있었다. 유리병에 들어있는 제품은 많았으나 어디 가지고 다닐때 무겁고 불편해서 이왕이면 팩트처럼 된 디자인을 원했다. 명동 롯데백화점에서 거의 모든 매장을 다 돌아다녔는데 없었다. 쿠션 타입은 써봤는데 쉽게 건조해지고 커버력도 좋지않아서 관심 밖이었다. 마지막으로 들린 디올에서 판매원이 보여준 제품이 이것이었다. 손등에 발라봤는데 부드럽게 펴 발리고 피부에 붕 뜨지 않고 밀착되는 느낌. 판매원이 디올의 이 라인은 프랑스에 따로 장미를 재배하는 곳이 있고 ..
미루고 미루던 숲해설가 지원서를 메일로 보냈다. 자격증이 발급되는 전문과정이라 교육기간만 꼬박 4달에 매주 토요일에 야외수업이 있어서 기간동안은 주말 시간이 묶여버린다. 직장생활하는 H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소중한 주말시간인데.. 그래서 고민을 했었는데 마냥 이렇게 놀며 지낼수도 없으니. 신청서를 내면 교육기관에서 연락이 오고 수업료를 지불하면 신청이 완료된다는데 아직 연락은 오지 않고 있다. 신청서가 한글파일인데 집의 맥북으로는 안 열려서 도서관가서 대충 이름과 전화번호만 입력하고 내서 걱정이다. 숲해설가는 주로 국립공원이나 수목원등에서 일하는데 일자리가 많지도 않고 주로 비정규직으로 1년 미만 계약직으로 일하는 듯 했다. 이수하고 자격을 얻는다해도 무조건 취업으로 연결되지는 못하는. 그래도 관심을 가..
은행 갔다가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난다고 자라가서 옷 샀다. 아울렛 행사 매장이었는데 이틀만 더 참았으면 행사 끝나고 철수 했을텐데 ㅎㅎ. 채식한뒤로 비건 생활방식에도 관심이 생겨서 한때는 동물털 달린 옷이나 오리털 패딩 같은 걸 사지 않았다. 그때는 구스다운 같은게 비싸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몇 안되는 겨울옷이 죄다 코트뿐이다. 얇은 코트, 보통 코트, 두꺼운 코트. 난 뭐 코트를 좋아하지만 매서운 겨울 바람이 부는 날에는 코트로는 춥긴 춥다. 그래서 무릎까지 오는 긴 패딩을 하나 갖고 싶었는데 충전재로 거위털이 들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자동으로 거위 생각이 나서 괴로운 거였다. 국내에 오리털, 거위털 패딩이 늘어나면서 가격은 점차 떨어지고 사람들은 한겨울에 코트 입은 나를 보며 안춥냐고들 묻고...
집주인과의 임대차문제 정리나는 2014년 4월 19일 성북구의 한 옥탑방으로 이사를 했다. 온라인 카페에서 방을 보고 직접 가서 본 뒤 직거래로 집주인과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부동산을 이용하지 않았다. 옥탑이었기 때문에 사전에 전입신고가 가능한 집인지, 등기에 옥탑이 명시되어 있는지 미리 확인을 했고, 흔히 반전세라 하는 보증금이 큰 금액이어서 건물에 융자가 있는지 확인했고 융자는 없었다. 그리고 옥상마당을 다른 세입자나 집주인이 이용하지 않고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을 했다. 집주인은 단독사용이라고 말했으나 이 부분 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간단히 그 건물에 대해 설명하면 3층건물에 4층은 옥탑으로 된 건물이고, 1,2층은 원룸 여러개를 월세를 주고 있었고 3층은 집주인이 거주하고..
휴우.. 집주인과 있었던 일련의 일들을 정리하려고 열번도 넘게 썼다가 임시저장했다가 다시 처음부터 썼다가 지우길 반복. 토요일에 서울가서 남겨둔 가구들 버리고 보증금 받아왔다. 이사나오기 몇달 전부터 심적으로 받은 스트레스와 공포, 우울함부터 사람이 어쩌면 저렇게까지 뻔뻔하고 아무렇지 않게 폭언을 할까 하고 대인기피증도 생겼다. 신경과민에 피해의식이 심한 집주인은 내가 거주하는 동안에도 툭하면 소리지르고 싸우고 주변 이웃들도 집주인을 향해 눈살을 지푸렸는데, 가만히 둬도 그녀 인생은 불행하고 비참할 것이다. 특히 어린 두 딸은 늘 표정이 어둡고 말이 없고 어린아이들 같은 활달함이 없었는데 집주인의 본색을 알고 난 뒤론 납득이 갈 정도였으니.. 그래도 내가 겪은 괴로운 시간들에 원망이 남아 하루에도 몇번씩..
어제 서울에서 계속 돌아다니다 집에 와서는 세수만 하고 뻗었다. 아침에 간신히 눈을 뜨니 너무 피곤하고, 추운날씨가 조금 풀렸다며 보일러를 안켜고 자느라 밤새 좀 추웠는데 그래서 아침에도 몸이 좀 떨렸고 무거웠다. H에게는 선식만 타주고 오늘은 산책 못 나가겠다고 말해놓고는 고작 하루하고 못하는게 스스로 부끄러워서 옷을 대충 줏어입고 나갔다. 얼어붙은 하천에 내린 눈 덕분에 물새 발자국들이 보였고 내가 구분할 수 없는 동물의 발자국도 있었다. 산책로를 벗어나 갈대숲 사이의 길로 들어가니 작고 귀여운 오목눈이들이 한꺼번에 날아올라 깜짝 놀랬다. 동글동글해서 꼭 햄토리에 꼬리깃이 붙은 모양이다. 엉덩이 부분이 노랗고 머리부터 몸이 모두 검은 오리떼도 보았는데 도감을 찾아봐도 이름을 모르겠다. 내일..
생각이 자꾸 한쪽으로 쏠려 잠이 오지 않고 너무 우울한 기분이다. 뭔가 좋은일이나 기대되는 일을 떠올려 보려고 애썼지만 이렇다할게 생각나지 않는다. 피곤하다.
서울 다녀왔다. 놀러간 거였는데 주말에 있을 임대차문제로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았다. 대략 계산해보니 밀린 월 임대료에 복비까지 정산하면 백만원 가까운 금액이 된다. 특히 아까운 것은 복비인데, 내가 방을 빼겠다고 하고 3개월이 넘도록 방이 안나갔는데 내용증명 보내고 방이 나가서 계약을 해지하는 시점이 임대차계약 만기 3개월도 안남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남은 월세나 부담하는 복비나 비슷하다. 주변에선 그냥 골치 아프게 더이상 엮이면 어차피 내 에너지만 소비되니 주고 말라는데 집주인 하는 꼴이 너무 얄밉다. 그래도 방이 안나갔으면 만기시까지 집주인 주머니 불리는 건데 차라리 부동산에 복비 주는게 낫다 싶었다가, 어차피 집주인이나 부동산아줌마나 한통속일텐데 싶고.. 어휴. 판례는 당연히 만..
아침산책을 시작했다. H가 출근할때 함께 나가서 집앞의 하천을 한바퀴 돌고 오는 정도로. H는 며칠이나 가겠냐며 코웃음을 쳤다. 하천은 얼었고 그 위는 눈으로 덮여 있었다. 부분부분 녹아 냇물이 드러난 곳은 오리들이 모여 있다. 둑에 무성하게 자라 있던 파란 풀은 다 누워버렸고 마른 갈대만 서있다. 새들은 덤불 사이에 숨어 소리만 들리고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눈이 오니 덤불이 죽어 밖으로 나왔다. 멀뚱멀뚱 서서 구경을 하다가 걷다가 하니 눈이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와 따뜻한 전기장판에 발을 녹였다. 산책을 하고 들어와도 멍하고 졸렸다.